조종 다음은 개발
article thumbnail

 

피시방에서 우테코 최종 결과를 확인하고 난리 쳤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레벨 2 방학식을 보내고 있다. 시간이 정말 정말 빠르다..

하루하루 미션을 해결하고 피드백을 반영하고 다음 미션을 진행하다 보니 금방 지나간 것 같다. 블로그 글도 한 달 생활기를 끝으로 들어오지도 않고 방치해 두었다. (먼지만 쌓여가는 블로그)

 

그렇게 아무생각 없이 레벨 2 방학식을 보내고 있다가 문뜩 생각이 들어서 방문하게 되었다. 다른 크루들의 블로그도 방문해 보게 되었는데 몇몇 크루들은 매주 회고글을 작성해오고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 사람들은 잠을 안자는 건가? 다들 미션하기도 바쁠 텐데 회고록도 꾸준히 쓰고 있었구나.. 나도 오랜만에 회고글을 작성해 볼까??" 또 다시 나는 자극을 받게 되었고 최근 들어서 생각을 정리할 것도 많았고 우테코 생활에 중간 지점에 도착한 만큼 뒤를 돌아보기 좋은 시점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맨날 잠실이야?

매달 교통비만 18만원이 넘게 나왔다..

돌아보면 정말 밀도있는 4개월을 보냈던 것 같다. 본가에서 1시간 반 정도 떨어진 잠실 캠퍼스를 통학하면서 주말에도 빠지지 않고 매일 갔던 것 같다. 가끔 주변 크루들이 "통학하기 힘들지 않아?? 어떻게 매일 그렇게 통학해?? 주말엔 좀 쉬어"라고 말하곤 했다. 집은 그저 잠만 자고 나오는 곳이었고 부모님 얼굴을 뵈지 못한 적이 대부분이었다. 가끔 친구들한테 전화가 와서 "어디야?"라고 물으면 나는 맨날 "잠실이지 어디야"라고 대답했고 다들 열심히 산다며 칭찬해 주었다.

 

 

"나 열심히 살고 있나??"

 

 

이러한 칭찬이 조금 어색했다. 나는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그저 눈을 뜨면 씻고 캠퍼스에 가기만 했다. 그런데 주변에서 다들 열심히 한다고 칭찬해 주었다. 그럴 때마다 속으로 "그냥 캠퍼스에 오기만 하는 건데"라고 생각했다. 그냥 루틴이 된 것뿐인데 칭찬을 받는 상황이 나름 재미있었다. 나 열심히 살고 있는건가??

 

사실 놀았던 기억밖에 없어.

크루들은 내가 선택한 가족

부모님한테 죄송하지만 나는 놀았던 기억밖에 없다. 코딩 공부도 많이 했지만 동시에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이 놀았던 기간이었다. 크루들과 정말 여기저기 많이 다녔던 것 같다. 방탈출도 많이 했고 한강에서 캔맥, 롯데월드, 가평 MT, 강릉 당일치기, 제주도 여행 등등 많이 놀러 다녔다. (아직도 놀러 갈 계획이 쌓여있다. 🤣)

 

오랫동안 혼자 코딩 공부를 해왔던 나에게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 미래에 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게 느낄지를 알기에 더 열심히 놀러 다녔던 것 같다. 나는 좀 더 열심히 놀고 싶은데 다른 크루들이 많이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조금은 조절하고 있다. 이봐 친구들 우린 더 열심히 놀아야 해!🔥

 

 

 

고통의 JPA 체험기

사실 행복했던 기억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레벨 2부터는 본격적으로 스프링을 다루면서 JPA까지 접하게 되었다. 이전에 김영한 님의 스프링 강의를 들었던지라 초반 미션은 나름 수월하게 따라갈 수 있었다. 하지만 난생처음 써보는 JPA가 나오고부터 멘탈이 조금씩 흔들렸다. 다행히 나의 페어는 초고수 초코칩이어서 초반 미션을 빠르게 구현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미션을 혼자 진행하게 되면서 나의 배는 한 번의 파도에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나의 상황을 정확히 설명해주는 짤이다.

시작은 단순했다. 그저 하나의 기능을 추가하려고 했다. 그러다 테스트가 터지게 되었고 테스트를 통과시키려고 여기저기 수정하다 보니 곳곳에서 빨간불이 들어왔다. 시간은 흘러만 가고 여기저기 빨간불을 끄러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8시간 정도 지나가있었다. 시계를 보니 벌써 오후 10시. 캠퍼스 퇴실 시간까지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고 얼른 노트북을 챙겨서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트북을 붙잡고 있었다. 이 정도 수준까지 가게 되니 내가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그저 코드 수정을 하고 있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단순히 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한 코드를 작성하고 있었다. 버스는 어느새 집 앞 정류장 도착 직전이었고 마지막으로 테스트를 돌려보았다. 그 결과 140개의 테스트 중에서 131개가 터졌다.

 

이 순간 멘탈은 나갈 대로 나갔었다. 앞선 단계에서 학습해야 할 부분을 제대로 학습하지 않고 다음 단계를 나아가려다 보니 문제가 발생해도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있는지 제대로 파악이 되지 않았다. 이대로는 안될 것 같았다. 결국 10시간 동안 작성했던 코드들을 전부 롤백을 하기로 결심하고 코드를 전부 지웠다. 그리고 버스에서 내렸다. 

 

정말 이러면서 집에 갔다.

 

집으로 걸어가면서 정말 많이 생각했던 것 같다. "뭐가 잘못일까? 왜 안될까?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많이 우울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 지금 느끼는 이 고통이 나의 성장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일말의 생각했다. (인간은 고통을 통해 성장하니까.)

 

집에 돌아와 씻고 문제의 원인부터 파악해 나갔다. 그리고 아직 다음 미션을 진행할 단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지금 단계에서 더 나아간다면 앞 단계에 진행했던 키워드들을 다시 살펴보면서 다시 학습해 보았고 차근차근 다음 단계를 진행하면서 다행히 미션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갑자기 덮친 생각의 파도

우테코에 와서 느낀 것은 정말 자기 성찰을 많이 한다는 것이다. 매주 유연성 강화 스터디를 하면서 회고를 많이 하게 된다. 그럴 때마다 나의 고민들을 다른 크루들과 나누면서 나름 멘탈적으로 고민을 많이 해결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내면에서 어떤 생각이 쌓여가고 있었다.

 

그러다 회복탄력성 수업 공지를 보게 되었고 별생각 없이 참석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수업을 통해 나는 내면의 문제점을 인지하게 되었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쌓여있던 생각들이 파도가 되어 나를 덮치기 시작했다. 몇몇 크루는 나의 변화의 눈치를 채고 문제를 해결해주려고 도와주려고 했다. 진심으로 고마웠다. 평소라면 다른 크루들에게 나의 고민을 얘기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 TMI 같은 나의 모습에 회의감이 느끼게 되면서 이를 꺼리게 되었다. 혼자 끙끙 앓다가 결국 리사 코치에게 커피챗을 신청하였고 나의 고민을 나누게 되었다. 리사는 나와 비슷한 고민을 했던 경험이 있었고 나에게 현실적인 해결 방법에 대해서 조언을 해주었다. 커피챗을 하면서 스스로를 많이 돌아보게 되었고 구체적인 해결 방안에 대해서도 감을 잡게 되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내가 요즘 읽고 있는 책이다.

 

또한 최근 들어 주변 크루들의 영향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책을 통해 정말 많은 위로와 조언을 얻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를 바라보게 되었다. 그동안 나 자신에 대해 얼마나 무심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 돌아보지 않았다. 나보단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조금씩 문제가 쌓여가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 주변에 좋은 크루들과 코치들에 영향으로 이제야 조금씩 실타래를 풀어가는 것 같다. 아직 나를 알게된 것은 아니다. 이제서야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나를 알게 되고 생각이 정리 된다면 그때 크루들에게 내가 했던 고민들을 나누고 싶다.

 

마무리

다른 크루들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정말 빠르게 흘러간 4개월이었다. 그동안 많이 놀고 많이 배우고 많이 성장했던 것 같다. 우테코에는 좋은 사람들 밖에 없는 것 같다. 이런 사람들과 매일 같이 지낸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지만 같이 할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 같아서 한편으로 아쉬운 감정도 들고 있다. 앞으로 얼마 안 남은 시간 동안 더 많이 성장하고 더 많은 추억을 쌓아가길 기대한다.

 

 

 

 

profile

조종 다음은 개발

@타칸

포스팅이 좋았다면 "좋아요❤️" 또는 "구독👍🏻" 해주세요!